음악

한 곡 듣기 : Requiem - Agar Agar

Angel 3/3 2025. 2. 18. 00:36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사랑하는 프랑스의 일렉트릭 듀오 Agar Agar의 Requiem이라는 곡을 함께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Agar Agar (통칭 아가 아가)는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것 같으니, 아가 아가에 대해 소개 후 곡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아가 아가는 2015년에 결성된 프랑스의 일렉트릭 듀오로, 보컬인 클라라와 작곡, 프로듀싱을 담당하는 아르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둘이 역할을 딱 잘라 나눈 건 아니고, 클라라도 작곡에 참여하고 아르망도 보컬 관련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클라라와 아르망은 파리 국립 예술학교(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Arts Décoratifs)에서 만났다고 합니다. 학교 밴드 활동을 하며 서로 가까워졌다고 하는데, 영화 같은 만남이 아닐 수가 없네요. 참고로 agar는 우뭇가사리를 뜻하는데, - 처음에 검색을 했을 때 알 수 없는 흰 덩어리 사진만 나와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이름에 담긴 특별한 뜻은 없고 발음이 귀여워서 이름을 짓게 됐다고 클라라가 답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마저 프랑스 감성이네요. 아르망은 학교에 다닐 때부터 게임 사운드트랙 같은 음악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도 90년대 비디오 게임스러운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음악 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앨범 커버 등에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ep cardan의 앨범 커버

 

 

앨범 the dog and the future의 커버

 

앨범 player non player의 커버

 

이렇게 커버 몇 가지만 살펴봐도 3D 그래픽의 적극적인 사용과 비디오 게임스, 사이버 펑크스러운 분위기가 돋보입니다. 실제로 아르망은 2020년경에 게임 사운드트랙 제작에도 참여했다고 하네요. 무슨 게임에 참여했는지 알게 되면 바로 추가하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음악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아가 아가는 80년대 신스팝과 현대 일렉트로닉이 절묘하게 섞은 음악을 합니다. 듣는 순간, 전주부터 레트로한 비트와 리듬이 느껴지죠. 가사는 주로 인간관계, 욕망, 불안, 사랑 등의 추상적이고 - 아주 프랑스스러운 -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차갑지만 또 어떻게 보면 몽환적인 아가 아가의 음악은 매우 중독적입니다. 처음 들었을 땐 그렇게 인상 깊지 않아도, 듣다 보면 어느새 아가 아가의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신디사이저로 만들어진 리드 사운드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레트로 게임이 떠오르게 합니다. 클라라의 보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클라라는 가벼우면서도 날카로운 보이스로 애틋한 감정을 절제된 방식으로 전달합니다. 신스 사운드와 어우러지는 클라라의 목소리는 정말 예술입니다. 아가 아가는 제가 애정하는 밴드이기도 한 Depeche Mode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음악을 들어보면 묵직하면서 몽환적인 사운드가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대표곡과 앨범에 대해서도 짧게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대표곡으로는 I'm that guy, Sorry about the carpet, Prettiest virgin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해 보자면, 제가 아가 아가를 알게 된 계기는 이렇습니다. 제가 "스캄 프랑스" 라는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드라마 내에서 엘리오트 역을 맡은 배우 막성스 다네 파벨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습니다. 그러다가 막성스의 스토리 음악으로 아가 아가의 I'm that guy가 떴는데, 아주 짧게 음악을 들어본 그 순간 저는 아가 아가에 푹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가 아가의 첫 정규 앨범은 the dog and the future입니다. 굉장히 특이한 콘셉트를 지닌 앨범인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의 시점에서 음악이 진행됩니다. 특히 sorry about the carpet이 그렇습니다. 

 

 

 자, 이제 드디어 requiem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Requiem은 앨범 the dog and the future에 수록된 곡입니다. 먼저 가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Hi girl, have you received it all?

야, 이제 다 확인했어?
You know you don't have to say

굳이 말 안 해도 되는 거 알잖아
I will walk away now

난 이제 그냥 떠날 거야


Now, did you forget about me?

이제 날 잊어버린 거야?
You don’t have to say

대답 안 해도 돼
I know what you did

네가 무슨 짓 했는지 다 알아

Stop, please

그만 좀 해, 제발
Try at least to care

신경 쓰는 척이라도 좀 해봐
What's up with that guy?

저 남자는 또 뭐야?
Don't you want to date them all?

너 다 만나볼 생각이야?
Right, sure, you’re the one to blame

그래, 당연하지 넌 항상 남 탓이잖아
Face it, bitch, you lied to me

인정해, 거짓말쟁이야. 넌 날 속였어
I will kill your daddy

네 아빠를 죽여버릴 거야

 

가사가 그렇게 어려운 편이 아니라 간단하게 번역도 해 봤습니다. 가사가 굉장히 강렬합니다. 가사에 내포된 의미와 음악의 배경을 알려주는 사이트인 genius에 검색을 해 봤는데 별다른 정보는 나오지 않더라고요. 가사에 특별한 줄거리가 있는 것은 아닌 듯 하고, 가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가 아가의 다른 곡의 가사도 살펴보면, 거창한 대서사를 지녔다거나 사회 이슈를 다뤘다기 보다는, 개인적인 감정이나 관계 등을 중심으로 다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m that guy는 행복과 성취에 대한 열망을 다루는 동시에 자살 충동을 다루고 있고, The Visit은 오고 가는 인연 속에서 관계의 변화에 대한 수용과 불안감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Requiem은 관계 내에서의 배신과 복수에 대한 곡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내면 아무래도 좀 심심하겠죠? 곡의 맥락을 제 마음대로 추측해보자면, 아마 두 여자에 관한 곡인 것 같습니다. 특히 십 대에서 이십 대 사이일 것 같네요. 원래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가, 남자 문제로 인해 멀어진 듯 보입니다. 한 여자의 남자친구와 다른 여자가 만났다는 뻔하디뻔한 클리셰도 생각이 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곡 Better Than Revenge도 떠오릅니다. ㅎㅎ 혹시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다른 분이 너무 잘 해석해 주신 가사 링크도 첨부합니다. https://blog.naver.com/area_s_place/223149728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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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은 조금 간결하게 마쳐볼까 합니다! 아가 아가가 한국에서 더욱 유명해지길 기원하며...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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